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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전역서 대규모 시위 이어져…충돌 속 1300명 이상 체포
- 기자, 야로슬라프 루키프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4 분
프랑스 당국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또다시 시위에 참여했으며, 이날 오후 일부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13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이후 파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했다. 남부 도시 마르세유에서는 바리케이드에 불이 붙었으며, 보르도에서는 사람들이 상점들이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한 보호용 판자를 뜯어내는 일이 벌어졌다.
다만 당국은 지난 주말 프랑스 현대사에서 최악의 소요 사태 중 하나로 기록될 만큼 심각했던 폭동과 약탈 사태가 재현되는 것을 막는 데는 지금까지 성공하고 있다.
내무부는 24일 시위 참가자 수를 약 41만 명으로 추산한 반면, 노동조합 측은 약 80만 명으로 집계했다.
당국은 생활비 상승과 열악한 학교 환경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된 이번 시위가 대규모 소요 사태로 번지는 것을 막고자 경찰관 약 7만 명을 배치하고 여러 도시에 통행 제한 조치 등을 내렸다. 이는 경찰관들이 수적으로 밀리는 가운데 상점 수백 곳이 약탈당하고 건물들에 불이 나는 등의 혼란으로 번지는 상황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내무부는 24일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충돌로 경찰관 5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주 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인된 노동조합이 주최하는 시위만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신속 재판을 거쳐 현재까지 수백 명이 기물파손과 방화, 약탈 혐의로 수감됐다.
지난 24일, 파리에서는 포르트 디탈리에서 포르트 드 방센 지역까지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행진이 진행되고 있었으나 행진이 끝날 무렵 시위대와 진압 경찰이 충돌했다. 이 지역에는 주로 조직범죄 및 대테러 업무를 담당하는 정예 부대도 투입됐다.
일부 시위대가 임시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경찰관들에게 물건을 던지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경찰은 자동차 대리점 창문을 부수고 있던 가면을 쓴 청년들을 곤봉을 휘둘러 진압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행진 인파 뒤편에 급진적 활동가 수천 명이 모여 있었다. 이 중 약 500명은 폭도들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내무부는 24일 파리에서만 142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주 같은 날 체포된 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규모다.
남부 항구 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쓰레기통에 불이 붙었고, 금속판으로 거리를 봉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프랑스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인 이곳에서는 경찰 차량이 불타는 바리케이드를 뚫고 지나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다른 남부 도시 보르도에서는 검은 옷차림에 얼굴을 가린 일부 시위대가 상점들이 붙여둔 보호용 판자를 떼어내 바리케이드용으로 길거리에 쌓는 모습이 포착됐다.
프랑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리옹에서는 지방 당국이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지역에 모인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했다.
리옹의 한 시위 참가자는 "우리는 한 150명 정도였는데, 대부분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었다. 그런데 거의 즉시 최루탄이 터졌다. 눈앞에 아무것도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누네즈 장관은 남서부 도시 툴루즈와 프랑스 중부 클레르몽페랑에서 각각 한 명씩, 총 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전국적으로 체포되는 사람의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 매체 '프랑스인포'는 해당 부상자를 치료한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툴루즈에서 시위에 참여한 20세 남성이 1명이 인근에서 폭발물이 터지면서 한 손의 손가락 여러 개가 잘려 나갔다고 보도했다.
불안한 상황이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가운데, 마르세유가 위치한 부슈뒤론 데파르트망(주) 지역 당국은 상점 7곳이 "약탈당하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앞서 파리에서 평화 시위를 벌이던 '젤리'라는 이름의 26세 여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정말로 좌절하고",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들은 우리를 침묵시키고 있습니다. 저들은 우리 돈을 빼앗아 가고 많은 세금을 부과하지만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거리로 나온 건 이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됐고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은 가면을 쓴 10대 시위자 2명도 청년 세대는 절망에 빠져 있으며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는 지난 주말 발생한 소요 사태에 대해 "약탈은 정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건 빈곤과 경찰의 폭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 있을 때 시위는 끝날 것"이라며 "우리는 프랑스가 진정으로 달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북부 도시 오를레앙에서는 극우 성향인 국민연합(RN)당에 반대하는 집회에 약 1만3000명이 참여했으며, 집회는 평화롭게 이어졌다.
최근 이 같은 소요 사태는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상태에서 벌어졌다. 프랑스는 최근 역사상 가장 극심하게 분열된 선거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봄 임기가 끝날 예정으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유권자들은 결국 '국민연합(RN)'의 마린 르 펜 후보와 급진 좌파 성향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후보 중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당의 주요 인사들 모두 이번 소요 사태의 책임을 마크롱 대통령에게 돌렸다. 다만 우파 측은 폭도들도 같이 비난한 반면, 좌파 지도자들은 노동조합 주도의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LFI의 장-뤽 멜랑숑 후보는 프랑스 언론이 평화적인 시위는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경찰은 "혼란을 유발하기 위해 고의로 설계된 함정"을 만들어 "시민 2명에게 중상을 입혔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에는 유럽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프랑스와 유사한 문제로 시위가 발생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학생 시위가 지방 당국이 "무분별한 폭력"이라고 묘사한 사태로 번진 후 120여 명이 체포됐다.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에서는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 수천 명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으며,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도 충돌이 보고됐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는 경찰과 함께 군인 수백 명이 동원돼 시위대의 시내 결집을 막았다. 많은 이들은 일부 시위대가 불을 지르고 창문을 부수며 상점을 약탈했던 지난주의 폭력 사태가 재현될 것을 우려했다.
지난 주말 프랑스에서는 유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에 반대하는 시위에 약 55만 명이 참여했다. 당시 수 주간 이어진 학생 시위로 인해 불만이 고조된 상황이었으며, 25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당시 초반에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는 이내 폭력, 약탈, 파괴 행위로 얼룩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전역에서 상점과 기타 사업체 2000여 곳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상공회의소(CCI)는 피해 규모가 "수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AFP에 따르면 한 시위 참가자는 경찰이 투척한 군중 통제용 수류탄에 맞아 한쪽 손을 잃었으며, 경찰관 약 1000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당국은 수도 파리와 다른 도시들에 야간 통행금지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렇듯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6개월 뒤 대선을 앞두고 있다. 주요 후보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마크롱 대통령과 현 정부에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