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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선거자금 지출 역대 최대 전망…'17조원' 예상
- 기자, 제이크 홀튼
- 기자, BBC 검증팀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4 분
미국 중간선거에 투입되는 선거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독립기관 오픈시크릿츠(OpenSecrets)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120억 달러(약 17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선거자금 지출의 상당 부분은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으로 불리는 외곽 정치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11월 3일 선거일을 앞두고 승패를 가를 주요 선거구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개인 기부자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쓴 인물은 억만장자 기업인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는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약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지출했으며, 특히 자신이 운영하는 여러 기업의 본거지가 있는 텍사스주에 지원을 집중했다.
BBC 검증팀은 이번 선거자금의 규모와 실제 사용처를 분석했다.
선거자금 얼마나 쓰였나?
미국에서는 개인과 정당, 정치활동위원회 '팩(PAC)'이 후보자에게 직접 기부할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을 두고 있다.
하지만 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슈퍼팩'은 다르다. 개인과 기업, 노동조합, 다른 정치단체 등으로부터 금액 제한 없이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다. 후보자에게 직접 기부할 수는 없지만, 정치 광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된 최신 자료에 따르면, 10월 중순까지 이번 중간선거에 지출된 자금은 95억 달러(약 13조 원)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55억 달러(약 8조 원)가 팩과 슈퍼팩에서 지출됐다. 특히 이들 단체의 지출 규모는 최근 두 달 사이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후보자와 정당, 외곽 정치단체들은 선거자금 지출 내역을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다만 전체 지출 규모는 중간선거가 끝난 뒤에야 확인할 수 있다.
정치자금 추적기관 오픈시크릿츠는 과거 선거의 지출 추이를 바탕으로 이번 중간선거에 총 119억 달러(약 17조 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지출된 금액보다 약 30% 많은 규모다.
누가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기부했나?
진보 성향 싱크탱크인 브레넌정의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14일까지 상위 40명의 기부자가 낸 정치자금은 총 24억 달러(약 3조4000억 원)에 달했다. 중간선거를 앞둔 같은 시점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 선거자금 전문가인 마이클 베켈은 "2026년 중간선거의 지출 규모가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며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초부유층 기부자와 단체들이 내놓는 자금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단체도 팩에 기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억만장자 금융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지오소르와 정책개혁기금은 진보 성향 단체들에 총 1억20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기부했다.
소로스를 제외하면 민주당에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한 인물은 뉴욕시장 출신 기업인 마이클 블룸버그다. 그는 6000만 달러(약 850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공화당에도 억만장자들의 거액 기부가 이어졌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트레이딩 회사 중 하나를 운영하는 제프 야스와 미국 기업용품 공급업체를 소유한 리처드·엘리자베스 율라인 부부 등은 이번 선거에서 각각 1억 달러(약 1400억 원)가 넘는 자금을 공화당 측에 기부했다.
하지만 개인 기부자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돈을 낸 인물은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가 10월까지 기부한 금액은 5억 달러(약 7000억 원)에 육박한다.
머스크는 기부금 대부분을 자신이 2024년 설립한 슈퍼팩 '아메리카 팩(America PAC)'과 공화당 성향의 정치자금 단체 '상원 리더십 펀드'에 지원했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투입됐다. 머스크는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와 맞붙는 공화당 후보 켄 팩스턴을 지원하고 있다.
아메리카 팩이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투입한 자금은 4500만 달러(약 630억 원)를 넘는다.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도 각각 약 1000만 달러(약 140억 원)를 지출했다.
오픈시크릿츠의 브렌던 J. 글래빈은 "이번 선거에서는 가상화폐 기업들도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리플과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슈퍼팩을 지원하기 위해 총 6300만 달러(약 880억 원)를 기부했다"고 말했다.
선거자금은 어디에 쓰였나?
후보 선거캠프와 정치단체들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다양한 곳에 선거자금을 쓴다. 유권자들을 직접 만날 선거운동원을 고용하거나 유세 집회를 여는 데 비용을 투입하고,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많은 돈이 투입되는 분야는 광고, 그중에서도 TV 광고다.
광고 추적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10월 말까지 광고에 지출된 금액은 111억5000만 달러(약 15조 원)에 달한다.
베켈은 "전통적인 지상파 TV가 여전히 선거 광고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디지털 광고에 대한 지출도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비는 주요 경합 지역의 상원의원 선거에 집중됐다.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미시간주와 텍사스주, 오하이오주에 가장 많은 광고비가 투입됐으며, 아이오와주와 메인주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앞서 머스크가 정치자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지역과도 상당 부분 겹친다.
그래픽: 톰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