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 첫 민주당'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에 탈라리코 당선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게리 오도너휴
- 기자, BBC 북미 수석 특파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 기자, 브랜던 드레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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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이변으로 평가된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의 켄 팩스턴 후보를 꺾으면서 민주당은 1988년 이후 처음으로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번 승리는 미국 전역에서 거센 승리의 물결을 일으킨 민주당이 연방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과거 교사로 일했던 탈라리코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었다. 그는 공화당 집권하에서 치솟은 생활비 문제를 선거운동의 핵심 쟁점으로 내세웠다.
반면 팩스턴은 탈라리코의 정치적 견해가 텍사스주 유권자들에게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여러 차례 합동 유세에 나섰다.
텍사스주 주도인 오스틴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탈라리코 지지자들은 TV 화면에 그의 당선 예측 결과가 나오자 열광했다.
지지자들은 서로 껴안고 입을 맞추며 축배를 들었다. 많은 이들이 감히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지 못했던 승리였다.
수십 년 동안 텍사스의 진보 성향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이 주 전체 단위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이루기 어려운 꿈처럼 여겨져 왔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텍사스는 오랫동안 보수 진영의 견고한 아성이었다. 텍사스에서 먼저 시행된 공화당의 정책이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일도 흔했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에서는 텍사스주 하원의원인 탈라리코가 유권자들의 지지를 넓혀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지도자를 갈망하던 지역 민주당 지지층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거 자금 지출도 급증했다. 양측이 쏟아부은 돈은 5억 달러(약 6708억 원)를 넘어서면서 이번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연방 상원의원 선거로 기록됐다.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는 팩스턴을 지원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활동위원회)에 1억5천800만 달러(약 2120억 원)를 지원했다. 탈라리코는 이를 팩스턴을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했다.
여기에 텍사스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아온 공화당 명문 정치 가문인 부시 가문 구성원 2명까지 탈라리코를 지지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팩스턴의 패배를 예고하는 신호나 다름없었다.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정치학 교수 쿼드리코스 드리스켈은 BBC에 팩스턴이 공화당 패배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며, 그를 "객관적으로 형편없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탈라리코의 텍사스주 승리와 함께 3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까지 패배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것도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드리스켈 교수는 텍사스에서 거둔 민주당의 압승에 대해 "단순한 쓰나미도, 단순한 심판도 아니었다"며 "완전한 참패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덧붙였다.
탈라리코는 민주당 경선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상대인 댈러스 지역구 연방 하원의원 재스민 크로켓을 꺾었다.
이후 트랜스젠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던 과거 발언을 문제 삼는 공격 등 부정적인 선거 광고가 쏟아졌지만,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그는 선거운동 내내 자신의 종교적 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침례교 목사의 손자로 신학교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그는 유세 연설 곳곳에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팩스턴은 여러 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린 인물이다. 지난 2023년에는 부패 혐의로 자신이 속한 공화당으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텍사스주 상원에서 무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증권사기 혐의로 제기한 연방 민사소송에도 휘말렸지만, 해당 소송은 이후 기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팩스턴을 비롯한 공화당 후보들의 지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텍사스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 공화당 지지세가 확고한 지역까지 직접 찾았다는 점에서 투표율을 둘러싼 공화당 지도부의 우려가 얼마나 컸는지 엿볼 수 있었다.
유권자들은 휘발유 가격을 비롯한 높은 생활물가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히스패닉계 유권자들과 미국 남부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도 커졌다.
트럼프 집권 이후 불법 국경 횡단이 급감한 것은 텍사스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텍사스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크게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여름 말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텍사스의 히스패닉계 유권자 과반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지지하며 그의 백악관 복귀에 힘을 보탰던 유권자들이었다.
여론조사에서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이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상당한 격차로 더 선호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선거를 앞두고 BBC와 인터뷰한 텍사스의 히스패닉계 주민들은 지지 정당을 바꾸게 된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을 꼽았다.
이들은 미국 시민권자까지 구금하고 비폭력 범죄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하는 등 강압적인 단속 방식에 반감을 드러냈다.





















